SOOLIQUID
DAYDREAM WITH LIL KOLD CANE
현기증; 외로움을 느끼는 현대인들
이따금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이면 눈이 떠진다. 커튼을 걷어내고 보이는 창문 밖에는 전기만 있다면 지치지 않는 가로등이 길을 밝히고, 어둠을 몰아내고 있다.
나에게도 어두운 길을 비춰주는 가로등과 같은 존재가 있었는가.
가면; 비오는 어느날의 약속
오늘은 비가 쏟아지는 날이라 택시를 타고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이 사람, 저 사람 떠드는 소리가 들려오면 한 마디 거든다. 웃음꽃이 피어나면 같이 웃는다.
행복한 나를 연기해야 우울해지지 않을 것 같거든.
괴짜; 장마철 버스정류장
장마철 버스정류장에 앉아 빗방울들이 땅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면 곧잘 깊은 생각에 빠지곤 했는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중학교 시절 추억까지 거슬러 올라가곤 했다.
오늘은 자연스레 연락이 끊긴 친구가 생각나는 날이다.
용기; 어릴적 잃어버린 꿈에 대한 회고
어느덧 두려울 것 하나 없던 시절은 빠르게 지나가고 가벼운 일에 용기를 내는 것도 힘들어졌다. 한 발자국만 더 나아가면 되는데...
지금은 오히려 두려움에 주저앉는 것이 익숙하다. 영웅을 꿈꿨던 어린 소년의 모습이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자기애; 거울에 비친 내 모습
외출하기 전에는 항상 거울 앞에 서서 옷매무새를 가다듬곤 했는데, 이제는 약속이 없어도 거울을 통해 여기저기를 살펴보며 궁상을 떨곤 한다.
무의식중에 보이지 않는 어떤 시선을 의식하는 것일까... 내 자신을 온전히 바라본적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